선플기자단 2기 최보영
VLIVE는 2015년부터 네이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스타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통칭 V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VLIVE에서 방송을 허가받은 대상은 글로벌 스타 인터넷 방송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대개 K-POP 산업의 아이돌들이다. 이에 따라 VLIVE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층은 자연히 아이돌 팬덤으로 자리잡았다.
점차 K-POP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VLIVE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시스템 안정화를 비롯해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했다. 그리하여 지난 10월, VLIVE는 '소통은 더 가깝게, 채널은 더 편리하게, 덕질은 더 특별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새로운 기능 및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인터넷 방송 채널을 넘어 팬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팬들이 더 즐겁게 팬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업데이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것을 넘어 차갑기 그지없었다. 업데이트 이전으로 기능을 돌려놓아 달라는 요구도 적지 않을 정도다.
팬 활동을 장려한 업데이트에도 팬들의 싸늘한 반응… 어째서?
이렇게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한 이유 중 하나는 실시간 방송 이후로도 댓글을 쓸 수 있고, 이 댓글들을 '좋아요'를 통해 상위노출 시킬 수 있다는 이유였다. 언뜻 보기에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즐거운 소통 창구가 하나 더 만들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요즈음은 연예 뉴스의 댓글란조차 넘쳐나는 악성 댓글로 인해 폐지된 상태다.
'좋아요' 기능은 있되, '싫어요' 기능, 신고 기능은 확실하게 존재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실제로 악성 댓글이 순위권에 올라갈 수 있다는 팬들의 우려는 기실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이것은 VLIVE의 고질적인 문제점과도 연관 지을 수 있는데, 여러 아이돌의 방송에서 지금도 찾아볼 수 있는 문제다. VLIVE에는 여타 인터넷 방송과 달리 채팅 창 매니저와 같은 기능이 없어, 실시간 방송 중 악성 댓글이 달리면 연예인들은 그대로 그 악성 댓글들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팬들이 선플, 응원 댓글을 열심히 달아도 그사이에 섞여 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모 아이돌 그룹의 경우, '그룹이 망했으니 한 멤버의 솔로를 내달라', '특정 멤버의 앞길을 가로막지 마라' 등의 악플 세례를 받아 연예인들의 당혹스러워하는 얼굴이 실시간으로 송출되었다. 이렇게 VLIVE에서 악성 댓글에 당황하고 상처 입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이를 실시간으로 보게 되는 팬들 또한 상처받게 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악플에 대응하는 일부 아이돌의 '사이다 대응'
악플이 인터넷의 한 문화라도 되는 것처럼 자리 잡은 오늘날, 연예인들이 역으로 악플러에게 일침을 가하거나, 오히려 상대방을 머쓱하게 하는 대응을 하여 소위 '사이다 대응'도 종종 볼 수 있다. 과거 VLIVE 진행 중, 마마무의 문별은 외모를 비하하는 악플러에게 '남에게 이래라저래라하지 말고 본인 혼자 잘 사세요'라며 일침을 놓았다.
또한 지난 10월, 비투비의 서은광은 네이버 나우 '우리들의 콘서트' 진행 중, 악성 댓글을 발견하자 닉네임을 직접 언급하며, '온라인이라고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며 해당 악플러를 고소할 것을 예고했다. 더하여 '많은 분들이 고통받게 되는 이런 문화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첨언했다.
분명 보기만 해도 갑갑한 악플러들에 대한 속 시원하고 단호한 대응이지만, 이들이 이렇게 악플에 과단성 있고 유연하게 대처하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면 결코 속 시원한 '사이다'라고만 생각하기는 어렵다.
VLIVE는 욕설, 성희롱, 외모 비하 등의 악성 댓글에 대해 뚜렷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이브가 끝난 댓글에 '좋아요' 기능이 추가되면 악플러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팬들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연예인의 극단적 사고, 일반인의 약 3배에 달해…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연예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지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1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일반인 응답자의 평균인 5%의 3배를 넘는 수치이다. 이들이 극단적 생각을 한 원인으로는 1위 경제적 이유(61.2%), 2위 악성 댓글(52%)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은 대표적인 감정노동 직업군 중 하나로, 악성 댓글 및 루머의 표적이 되기 쉬운 환경에 처해 있다. 온라인, SNS 문화가 일상처럼 자리 잡으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연예인이면 악플 좀 받을 수도 있지, 싫으면 일반인 해야지'라며, 연예인에 대한 악플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은근슬쩍 합리화하는 대중의 태도 또한 큰 문제다. 오늘날, 익명성의 뒤에 숨어 정당한 비판이라는 이름 아래에 인격을 모독하는 폭력적인 언어를 행사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온라인 문화를 건강하게 향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디지털 시민의식을 내면화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가 그렇지 못하다면, 악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플랫폼상에서의 시스템적인 보호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VLIVE의 채팅창 및 악성 댓글 관리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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