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오해와 진실

최저임금 인상의 오해와 진실

선플기자단 3기 김현주

지난 7월 13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자정까지 마라톤 회의를 이어간 끝에 9160원을 표결에 부쳐, 13표 찬성, 10표 기권으로 2022년 최저임금안을 가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8,720원보다 440원(5%) 오른 금액이다. 월급 기준(월 209시간)으로 191만 4440원으로, 올해 182만 2480원보다 9만 1960원이 올랐다. 

2022년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서 노동자 위원은 10,800원을, 사용자위원은 8,72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나 양쪽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지적에 다시 노동자위원 10,440원, 사용자위원 8,810원에서 8,850원으로 두 차례 요구안을 수정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입장 간의 간극을 더이상 좁히지 못해, 중재위원격인 공익위원이 9,160원 단일안을 제시하였고, 최종 가결되었다. 

최저임금제도도란?

최저임금제도란 국가가 노사 간의 임금 결정과정에 개입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말한다.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게함을 목적으로 한다.  실질적으로 최저임금법이 실행된 것은 1988년 1월 1일부터이며, 만일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할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최저임금액 등 최저임금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할 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최저임금제도의 적용 대상은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며, 적용 제외 대상은 동거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과 사업장,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선원, 가사사용인, 수습사용중인자,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경우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은 경우가 해당된다.

최저임금의 인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최저임금 연도별 인상률을 살펴보면, 2018년과 2019년에는 인상률이 각각 16.4%과 10.9%로 크게 올랐으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9%와 1.5%로 급락했다. 이로써 현 정부의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3%로 지난 정부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7.4%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 됐다. 

과거 최저임금 인상률,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경과 등을 고려할 때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이지만,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수준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의 반발이 매우 거세다. 매년 최저임금은 사회적 이슈가 되어왔고 최저임금제도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함께 제기되어 왔다. 

최저임금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요 입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감소와 장기적인 소득불평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 넘게 올랐음에도 그 다음 몇 해 동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감소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해도 고용률 감소가 미미한 것은 이들이 최저임금 미만의 노동 암시장으로 전락하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 현상이라 말한다. 하지만 이는 ‘실질 최저임금’과 ‘명목 최저임금’의 갭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즉, 법정 최저임금 미만의 노동자는 5인 미만 사업장에 46%, 5~9인 사업장에 24%, 10~29인 사업장에 18% 등 88%가 근로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일부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각종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창출과 보편적 복지 제도로 소득을 보전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반대파들의 주장은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의 심각한 소득불평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상 속도가 그리 과도하다고 볼 수 없으며, 시간을 가지고 올린다 하더라도 임금 인상의 부작용과 반대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질 좋은 일자리 형성에 기여

최저임금의 인상은 단순히 노동자들의 임금 오르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최저임금은 결과적으로 열악한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고 일자리의 질을 좋게 만든다. 일자리의 질은 결국 임금 수준과 복지 수준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수준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고, 이와 연동하여 각종 사회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되어 다수의 일자리들이 좋은 일자리로 전환된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국인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지며, 최저임금 인상은 공공 부문과 다양한 민간 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적으로 임금 상승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과도한 경쟁에 있는 자영업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해 단기간 노동이나 저임금 노동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것은 오히려 고부가 가치와 고생산성 산업 쪽으로 산업 구조의 조정을 촉진하는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할 것이다. 

복지국가의 문을 여는 시작: 최저임금

최저임금의 인상은 지난 20년간의 신자유주의 폐해와 저임금 근로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성장 전략을 수정해 우리나라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수 국민의 소득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편다는 것은 기존의 분배 구조를 바꾸고 불평등을 줄이려는 혁신적 전략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많은 저항과 반발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지만 임금 인상을 통한 분배는 경제사회의 운영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꾸어 나가면서 역동적인 복지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