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불붙는 ‘조회수 경쟁’... 자극과 루머가 난무하는 SNS

악플혐오 VS 선플

by 코끼리코라우 2021. 1. 2. 21:31

본문

반응형

불붙는 ‘조회수 경쟁’... 자극과 루머가 난무하는 SNS


선플기자단 정승하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빈도가 늘어나고 그 속도도 전례 없이 빨라지며 타인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문제로 떠올랐다. 팔로워 수, 동영상 조회수가 광고 계약 및 수익과 직결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는 사실 여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거나 과도하게 자극적인 컨텐츠가 공유되며 거짓 소문 확산의 진원지로 전락하고 있다.



당사자 허락 없이 ‘다 전해드려요’ ... 각종 페이스북 페이지 컨텐츠 논란


  지난 9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면 다 전해드려요’에는 부산광역시 덕천 지하상가에서 발생한 남녀의 다툼이 영상으로 찍힌 모습이 올라왔다. 운영자는 ‘무슨 이유로 새벽에 이렇게 사람을 때리는지 모르겠다’는 본문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는데, 당사자의 동의도 없었을뿐더러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는 등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침해하였다.

  2만 명이 구독하는 인기 페이지였기 때문에 영상 및 사건 내용은 빠르게 페이스북 내에 퍼졌다. ‘서면 다 전해드려요’에 업로드된 영상은 곧 삭제되었지만 이미 팔로워 60여만 명의 ‘부산플래닛’, 팔로워 6만여 명의 ‘부산아재’ 등에 공유되어 1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밤 페이스북을 뜨겁게 달군 사건은 다음 날 아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부산 덕천 지하상가 폭행’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를 정도로 그 파장이 컸다.

  경찰은 당사자 2명을 상대로 조사를 마쳤으며 여성과 남성 모두 상호 처벌을 원하지 않아 사건은 그렇게 종결되었다. 하지만 영상 유포로 인해 사건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은 뜻하지 않게 자신의 사생활이 주변에 알려졌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사실 확인 없이 보이는 그대로 페이지에 업로드가 가능한 탓에 엉뚱한 사람이 오해를 사기도 한다. 2016년 페이스북 페이지 ‘경성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사진 때문에 오해를 받은 남성의 이야기가 그 예이다.

  2016년 6월 페이스북 페이지 ‘경성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대연동 부경대 정문 쪽 사는 학우분들 밤에 칼 들고 돌아다니는 남성 조심하세요’라는 본문과 함께 속옷 차림에 흉기를 들고 달리는 남성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4,300여 개의 ‘좋아요’와 3,0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큰 관심을 끌었고, 해당 페이지 구독자 등 누리꾼들은 잠재적 ‘묻지마 범죄’ 용의자의 존재를 불안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아니냐는 소문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였다. 경찰의 조사 결과, 사진 속 남성은 잠재적 용의자가 아닌 피해자로 확인되었다. 남성은 말다툼을 하다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주민을 잡기 위해 뛰어가던 중 사진이 찍힌 것이었다. 경찰이 해당 용의자를 체포하여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논란은 종결되었다.



흥미와 자극을 무기 삼아 ... ‘사이버 렉카’ 활개


  구독자 수가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는 광고 수익으로 돈을 벌 수 있고, 유튜브에서는 조회수가 수익과 직결된다. 자극적인 제목과 컨텐츠 등으로 조회수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 ‘사이버 렉카’들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이버 렉카’는 특정 이슈나 트렌드에 대해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을 달아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이를 이용한다는 점이 사고가 나면 어디든 달려가는 렉카차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가십을 양산하고 2차 피해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제재 방식이 부재한 실정이며 이런 행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유튜브를 통한 자극적 콘텐츠의 양산이 문제가 되었던 최근의 이슈는 개그우먼 고(故) 박지선 씨의 사망 사건이다. 유튜브에는 ‘충격’, ‘사망 원인’ 등 시청자의 흥미를 끌 법한 제목에 내용은 허술한 수백 건의 콘텐츠가 게시되었다. 심지어는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로 언론에서 사용을 지양하는 ‘자살’이라는 키워드도 여과 없이 사용되었다.

  이런 행태로 뭇매를 맞고 있는 대표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가로세로연구소’이다. 사고 당시 해당 계정에서는 ‘화장 못 하는 박지선’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유튜브 스트리밍을 진행하였는데, 이에 더불어 고인과 관계없는 내용까지 방송에서 다루면서 대중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몇 년 전 있었던 연예인의 언행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의미를 알 수 없는 무차별적인 비난을 쏟아내거나, 극우적 성향의 글이나 영상을 업로드하여 근거 없는 루머를 양산하는 것으로 꾸준히 비판받아 왔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로세로연구소’는 꾸준히 자극적 영상 및 음모론적 컨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며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다.



자극과 루머가 난무하는 SNS, 생산자와 소비자의 자세는


  SNS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각종 미디어 및 언론 기관들이 SNS 플랫폼을 활용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있고, 사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컨텐츠의 양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SNS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이전보다 손쉬워졌음이 사실이다. 이는 사전 검열을 거치지 않아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내용이나, 흥미를 끌기 위해 사실을 곡해하고 자극적으로 조작한 내용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기도 쉬워졌다는 의미이다.

  한 번 게재된 컨텐츠는 사실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빠르게 확산되므로, 정보 생산자로서의 이용자는 해당 내용이 정확한 사실인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등을 따지며 정보의 적절성을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이용자 역시 SNS를 통해 접한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여 비판적, 선별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