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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 ‘짧음’의 유혹

스마트워크

by 코끼리코라우 2021. 8. 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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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 ‘짧음’의 유혹



                                                             대학생 선플기자단 오지은


 모바일 중심의 미디어가 확대되면서 스낵컬처의 일환인 숏폼(Short-form)콘텐츠는 오늘날 인기 있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숏폼콘텐츠란 1~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기는 대중들의 소비 형태를 반영한 트렌드이며,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MZ세대의 취향을 공략한 소비 유형의 변화가 국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로서의 소비 유형 변화의 우호적 반응에 이어 ‘짧아서 확실한 행복’의 ‘숏확행’이라는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  


Z세대의 마음을 저격한 숏폼 콘텐츠

 숏폼 콘텐츠는 특히 TV보다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대)의 특성과 어우러져 미디어 시장뿐만 아니라 패션업계 등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된다. 기성세대의 경우 주로 구글, 네이버와 같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위주의 정보를 수집한 것과는 달리, MZ세대는 영상매체를 통해 정치 및 사회 문제부터 음악 등에 이르는 문화 콘텐츠까지 폭넓게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기보다 개인의 관심사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개인 선호도에 부합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높다. 또한 일상 속에서 상품 구매의 특정한 목적 없이도, 미디어의 짧은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유형의 광고를 접하면서 콘텐츠 시청이 자연스레 자기 인식과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10대~20대의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 실 구매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기성세대의 뒤를 이어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잠재적 세대로 여겨져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시장에서 숏폼콘텐츠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숏폼은 국내 포털사를 비롯한 유튜브 등 글로벌 업체들까지 진출을 선언하며 플랫폼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숏폼콘텐츠의 출판계 진출

 주로 SNS상에서 영상 매체나 텍스트, 음악에 활용되는 숏폼 현상은 출판계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책 구성상 페이지 숫자가 적은 문고본 형태의 기획과 출판물이 그 예이다. 국내 출판계 숏폼 콘텐츠의 역사를 거슬러 보면, 본래 문고본은 삼중당문고, 을유문고, 범우문고, 살림지식 총서, 시공디스커버리 등 당대의 지식문화의 흐름을 관통하는 소설 장르의 문학이 주를 이루었다. 오래전, 책을 살 돈이 넉넉지 않았던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값싼 문고본이 세계 문학을 접할 수 있는 통로였던 셈이다. 그러나, 고급화를 비롯한 컬러화의 단행본들과의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자취를 감췄던 문고본은 전자책으로 얻기 힘든 책의 본래 물성을 포기하지 못하는 독자들의 영향을 받아 2017년부터 재기를 모색했다. 


 대표적 사례로 2020년 상반기 민음사가 창간한 인문 잡지 ‘한편’은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 편’을 모토로 간략함과 입체감을 강점으로 한 문고본 기획의 출판물이다. 1주일 만에 3천 부 초판을 모두 판매할 만큼 대중의 인문학적 욕구는 이 같은 짧은 포맷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 잡지는 매 호 하나의 주제 아래 사회, 정치, 문화인류학, 철학, 미학 등 10편의 글을 싣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한편’ 편집팀의 특이한 구성은 숏폼 콘텐츠의 개성을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한편’의 편집팀 구성은 편집자의 전문성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콘텐츠의 완결성을 확보하는 조직 구성으로 인문 교양팀, 논픽션팀, 해외 문학팀 등 젊은 편집자들이 주제별로 헤쳐 모이는 것이 특징이다. 민음사 외에도 ‘열린 책들’은 외국 문학 작품 중 프랑스 소설을 중심으로 200쪽 내외의 작품을 모아 ‘블루 컬렉션’의 숏폼 혹은 미드폼 등의 출판물을 발행하였고, 쓰리체어스의 ‘북 저널리즘’ 등 외부 영역에서 출판계로 진입한 출판계의 숏폼 콘텐츠의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숏폼, 앞으로의 방향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 중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시장 역시 숏폼의 흐름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캐나다 마케팅 플랫폼인 비드야드(vidtard)에 의하면, 2018년 기업의 광고 동영상 평균 길이는 4.07분으로 조사됐으며, 2016년 대비 9.07분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전체 마케팅용 광고 동영상의 약 73%가 2분 이하로 제작된 숏폼 콘텐츠 형태로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2020년 8월 15일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출시되어 앱 내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릴스’와 2021년 3월 18일 유튜브에서 베타버전으로 출시한 ‘쇼츠’ 등 SNS 및 영상 플랫폼 내에 내장된 수많은 숏폼 콘텐츠는 끊임없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숏폼 현상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우호적이며, 영화마저 ‘건너뛰기’나 ‘속도 설정’으로 빠르게 보는 오늘날, 무엇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젊은 이용자들에게 짧은 숏폼 플랫폼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 역시 어두운 면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국시사 뉴스에 따르면, 텍스트의 접근율이 과거보다 상당히 떨어지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문해력 저하’의 주요인으로 어린 시절부터 긴 텍스트로 이뤄진 책보다는 영상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생활이 익숙해져, 실생활에서 글을 읽는 횟수와 시간이 줄어든 영향을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 숏폼은 짧은 길이의 영상 제작을 위해 정확한 정보 전달에 집중하기보다 순간적으로 인상적인 이미지만을 전달하려는데 주로 초점이 맞춰 있다. 플랫폼의 이용자가 주로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피상적이고 자극적인 정보 전달은 자칫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정보습득 습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광고와 숏폼이 결합될 경우,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아닌, 제품의 장점에만 치중한 이미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청소년들은 흥미 위주로만 소비하는 효율적이지 못한 소비 습관이 형성되기도 한다. 물론 숏폼을 활용한 기술이 이미 기업 경쟁전략을 넘어 미디어 강국으로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만큼, 지나친 규제는 대안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문제 외에도, 이미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와 관련한 논란이 오늘날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부는 이러한 숏폼 콘텐츠의 잠재적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현실적인 규제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개인 역시 넘쳐나는 숏폼 형태의 정보들에 휩쓸려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지속해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한 취미 관련 모임이 활성화 되는 만큼, 독서 및 시사 모임 등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도 사고력을 비롯한 문해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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