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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대학교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 그 이면에 숨은 갑질 논란

악플혐오 VS 선플

by 코끼리코라우 2021. 8. 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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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대학교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 그 이면에 숨은 갑질 논란



대학생 선플기자단 손준범

 


 지난 6월 26일, 서울대학교(이하 S대학교)에서 청소 노동자 A씨(50대, 여성)가 교내 기숙사 청소 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망한 지 열흘이 지난 7월 6일에서야 언론에 최초로 보도된 이 사건은 처음에는 단순히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이 지어졌었으나 이후 A씨의 유가족들의 진술을 통해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A씨가 생전에 지속적으로 갑질 피해를 입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 사건의 폭로를 통해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던 노동자 및 비정규직 홀대, 열악한 노동 환경, 과로, 상식 수준을 넘어선 갑질 등 여러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다.
 7월 8일, S대학교는 이 사건을 교내 인권센터에 의뢰했고 인권센터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족에게 인간적으로는 미안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사과가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A씨의 유가족은 지난 15일 S대학교에서 연 간담회에서 해당 학교의 자체 조사를 신뢰할 수 없으며 입장을 표했다.

비상식적이었던 갑질과 열악한 노동 환경
 지난 달 1일, S대학교에 새롭게 구성된 안전관리팀에서는 청소 노동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필기 시험 문제를 치르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시험 문제에서 각 건물의 준공 연도, 소속 조직의 개관 연도 등을 묻거나 관악학생생활관 등 자신의 소속 일터의 이름을 영어와 한자로 정확하게 쓰는 문제 등 청소 업무와 무관한 질문들이 대부분을 이루었으며 시험을 보고 난 이후 지원자들의 시험 점수를 모두에게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 지원자들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이 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증언도 있었는데 S대 측에서는 청소 근무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근무평가 시스템 자체가 존재하지 않다고 주장하였으나 해당 시험이 노동자들에게 당혹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을 수긍하였으며 성적이 가장 우수했던 노동자 세 명만 호명해 격려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아래는 당시 지원자들이 받았다고 하는 해당 시험의 일부 문제들을 찍은 사진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청소 노동자들은 근무 환경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로 일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청소 노동자들은 청소도구 창고를 개조해 만든 휴게실에서 생활했으며 선풍기 한 대로 35도가 넘는 폭염을 버텨야 했을 정도로 냉방 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문마저 미관상의 이유로 자주 열지 못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같이 일하던 동료들의 주장에 따르면 남성 노동자들에게는 정장과 구두, 여성 노동자들에게는 격식을 갖춘 회의 복장을 요구하였으며 회의 때 펜과 수첩을 갖고 오지 않은 노동자들에겐 감점하겠다고 협박하고 기숙사 행정실장, 부장, 팀장 등이 청소 상태를 불시에 검열하겠다는 공지를 하는 등 군대식 검열이 존재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식당들이 폐쇄되자 생활관 내 쓰레기 배출량이 더 늘어나 찜통 더위 속에서도 엘리베이터 없이 5층 건물 안에서 하루에 100L 쓰레기 봉투 6~7개씩을 매일 날라야했다고 한다. 특히 A씨가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는 건물 크기와 학생 수가 가장 많아 여학생 기숙사들 가운데 업무량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JTBC에서 공개한 CCTV 영상에서는 숨진 당일 1톤 정도로 추정되는 무거운 쓰레기 봉투를 홀로 쥐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A씨의 모습이 담겨져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해낸다.

이전에도 있었던 S대학교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
 사실 이와 비슷한 사건은 이미 2019년에도 발생했던 적이 있었다.
 2019년 8월 9일 낮에 S대학교에서 60대 청소 노동자가 공과 대학 직원 휴게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동료들과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창고였던 공간을 개조해 환기가 잘 안 돼 곰팡이 냄새가 나고 냉방 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문을 여는 식으로 환기를 해야 했는데 한 강의실과 가까운 곳에 있어서 학교 이미지에 나쁘다는 이유로 문을 닫으라는 관계자의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이 두 사건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갑질) 또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아닐지더라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이며 이미 최근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과거에도 일어났었음에도 S대학교에서는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S대 민주화 교수협회에서는 ‘다른 어느 조직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감이 요구되는 교육기관으로서 이와 비슷한 비극이 더 이상 초래되지 않도록 공동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현장관리자에 대한 노동권과 인권 교육을 강화하며,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 사건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도 밝혔다.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지운 학생처장
 한편 이 사건을 두고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 나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역겹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이 된 S대학교 학생처장이 12일에 학교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생처장 교수는 자신이 썼던 글이 유족이나 청소 노동자들이 아닌 정치권 세력들에게 했던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사건이 언론에서 갑질에 초점을 두고 보도되고 있는데 기숙사 건물의 준공 연도와 이름을 영어와 한자로 쓰게 한 시험의 경우, 청소노동자들이 외국인 학생들의 질문에 응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례들이 있어 직무교육에 포함시킨 것이고 회의 참석 시 요구한 드레스코드는 회의 후 곧바로 퇴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하였으나 학생들조차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결국 논란이 장기화되자 해당 교수는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책임 전가 식의 발언을 하였다.
 또한 S대 측의 주장과 달리 시험 점수는 근무성적평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었으며 시험을 치르는 사진을 공유하며 ’기말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의 모습처럼 아름다웠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한 논문에서는 이번 사건을 분석하며 ’공공의 영역이 민간의 영역보다 비능률적이고 경직되어 있‘으며 ’민간의 운영 방식이나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공공의 영역에 도입한다면 공공의 영역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을 지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해있는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
 지난 10월, 한 유명 걸그룹 멤버가 15년차 경력의 스타일리스트에게 심한 갑질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이후 한동안 자숙을 하였고 한진그룹의 재벌가들도 갑질 논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정도로 갑질 문화는 한국 사회에서 대중들의 공분을 사는 대표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상명하복을 강조하는 폐쇄적 공간인 군대나 공무원 사회 등에선 현재까지도 여전히 갑질 문화가 만연해있고 쉽게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갑질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갑질을 당한 기록을 틈틈이 기록하고 가급적 서면 등을 통해 지시를 내리며 당사자 간에 양보와 타협을 통해 감정적인 긴장상태를 누그러뜨리는 방법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조직 구성원들 모두 ’갑과을‘ 관계 이전에 동등한 인권을 가진 사람이란 생각으로 수평적 구조를 이룬 채 열린 대화를 통해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 A씨는 종국에 S대학교에서 청소 노동자로 근무하기 이전에 15년 동안 한국경제 기자로 일하고 아프리카에서 15년 동안 NGO 활동을 하며 귀국 후에는 1년여 간 구립도서관 사서로 일할 정도로 성실히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불행한 일에 대해선 유감이나 고인이 생전에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일부 비판은 사실 왜곡을 넘어선 고인에 대한 모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을 반론으로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애초에 S대학교에서의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노동자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기에 충분했고 근무 환경마저 열악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취급될 수 있었단 점에서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열악한 처우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S대학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이 사건이 직장 문화를 좀 더 건전하게 변모시키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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