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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귀하고 숭고한 용기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로 쓰는 편지

자원봉사

by 코끼리코라우 2021. 6. 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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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귀하고 숭고한 용기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로 쓰는 편지

대학생 선플기자단 김나영


 생과 사를 넘나드는 사선의 문턱에서 자신의 귀중한 생명을 기꺼이 다른 이를 위해 던지는 이들이 있다. 오로지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겠다는 사명감으로 현장의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방관”이다. 그들은 두려움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위험천만한 사고 현장에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이들의 피와 땀, 그리고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또 하루를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김동식 구조대장 실종’


 지난 17일 오전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쉬이 불길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진화 작업에 나섰던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김동식 구조대장이 실종됐다. 그는 오후 12시 6분쯤 동료 소방관 4명과 함께 발화지점을 찾아 지하 2층에 진입했다. 그러나 창고의 물품 더미가 무너지며 순식간에 불길이 거세졌다. “대피하라”는 현장 지휘부의 긴급 탈출 지시에, 선두에서 팀을 이끌던 그는 지나온 통로를 역행에 맨 뒤편에서 대원들을 챙겼다. 결국 그는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50분 정도 숨 쉴 수 있는 산소통과 함께 건물 내부에 고립되었다.  

‘모두가 바라던 기적은 없었다’... 故 김동식 구조대장 순직

 화재가 발생한 지 꼬박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불길은 계속되었다. 이 가운데 실종된 김동식 구조대장을 찾는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건물 붕괴가 우려되어 대원들의 내부 진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소식에 동료 소방관들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이 그의 무사 귀한을 바랬다.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다. 
 안전진단을 마친 후 19일 김 대장을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원과 진압대원 등이 다시 투입되었지만, 끝내 그는 실종 4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었다. 모두가 바라던 기적은 없었다. 화재 발생 엿새 만인 지난 22일 129시간 만에 소방당국은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이번 화재로 지상 4층 지하 2층의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건물은 모두 불에 타 뼈대만 남았다. 수천억 원대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인명 피해는 故 김동식 구조대장 한 명으로 밝혀졌다.

“당신의 고귀하고 숭고한 용기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영결식은 지난 21일 오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은 화마의 현장에서 앞장서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대한민국은 고인의 열정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조전을 통해 애도했다. 이재명 지사 역시 "실낱같은 희망일지라도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옷을 툭툭 털고 땀에 젖은 얼굴로 현장에서 나오는 김 구조대장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랐는데 끝끝내 김 구조대장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언제나 가장 뜨겁고 위험한 곳을 지키던,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가장 나중에 나오던 그를 모두가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동료들 역시 "무시무시한 화마 속에서 대장님을 바로 구해드리지 못하고 홀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던 1분1초가 두려웠다"며 "대장님을 지켜드리지 못해 대장님이 누구보다 사랑하고 의지했던 가족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대장님께서는 동료들에게 잘못된 건 타일러 주시고 늘 우직한 모습을 보여주신 분이었다"며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영면하시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故 김동식 소방령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순직소방관추모관, 하늘로 쓰는 편지’

 소방청 사이트에는 순직소방관추모관이 있다. 이곳에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주고 별이 되신 순직한 소방 영웅들이 모셔져 있다. 오늘도 어디선가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들을 위해, ‘하늘로 쓰는 편지’로 감사함을 표하는 것은 어떨까? 

 불길로 치솟는 절망 가운데서 1%의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내는 사람. 모두가 살기 위해 현장을 뛰쳐나올 때, 모두를 살리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드는 사람. 가장 먼저 들어가 가장 늦게까지 버티며 불길을 잠재우는 사람. 무시무시한 화마를 헤치고 살아 나오는 길은 밟지 못했으나 인생을 살아가는 길을 목숨으로 밝힌 사람. 코앞으로 닥친 죽음의 위협이 두려웠을, 그럼에도 끝내 망설이지 않고 소명을 다한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이었을 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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