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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공론장] SNS가 쏘아 올린 작은 공…잇따르는 軍 인권 논란

악플혐오 VS 선플

by 코끼리코라우 2021. 5. 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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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공론장] SNS가 쏘아 올린 작은 공잇따르는 인권 논란

대학생 선플기자단 김 건

 

최근 군 병사들에 대한 인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 방역을 명목으로 군 인권이 뭉개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 것이다. 한편, 이번 논란은 장병들 스스로 SNS 커뮤니티를 통해 본인들의 권리를 공론화하면서부터 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장병들의 권리나 합당한 예산 집행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해당 논의의 전개 양상을 통해서는 인터넷 공간 내 숙의의 기능을 포착할 수 있다.

 

부실 급식에 이어 부실 부식까지, 누리꾼 국민 세금은 어디로

논란의 발단은 휴가 복귀 후 방역지침에 따라 격리하는 군 장병들의 부실 급식 문제로부터 비롯됐다. 지난 18,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믿을 수 없는 식판 사진과 함께 익명 제보가 올라왔다.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휴대폰 반납하고 TV도 없고 식사는 이런 식인데 감옥이랑 뭐가 다르냐휴가 다녀온 게 죄냐고 물었다. 이어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면서 “(군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후임병들 생각하면 안쓰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해당 페이지에는 부실 식사가 나온다는 증언 댓글이 이어졌다.

 

20일에는 자신을 12사단 모 부대 용사라고 밝힌 B씨의 또다른 폭로가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식판 사진을 찍어 올리며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안 된다.”라며 최근에는 부대에서 식사할 사람이 120명이 넘는데 햄버거 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하나하나 뜯어서 반으로 갈라서 120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탄약고 경계 근무 끝나고 왔더니 반찬이 떨어졌다고 런천미트 한 조각 줬다고도 했다. B씨는 “21세기 사회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라며 일갈했다. 한편 국방부의 ‘2021년도 급식방침에 따르면 장병 1인당 하루 기본 급식비는 8,790원이다.

 

부실 급식에 이어 부실 부식 논란도 터졌다. 26일 동일 페이스북 채널에 생일을 맞은 병사를 위한 국민 세금이 마땅히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제보가 올라온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생일을 맞은 병사에게는 1인당 15,000원 상당의 예산이 편성되어 케이크가 제공되지만 1,000원 정도에 불과한 카스테라 빵이 축하 선물로 제공되어 논란이 되었다. 제보자는 대대장에게 마음의 편지로 건의를 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받지 못했다며 간부로부터는 어차피 남기니까 안 준 거다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세금은 어다로 갔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병사들에게 되레 불똥이? 이어지는 추가 폭로

 

한편, 한차례 공론화된 부실 급식 논란이 되레 병사들의 고충을 야기해 논란이 더 커졌다. 문제점이 지적된 부대에서 병사들에 대한 질책성 교육이 이뤄지는가 하면, 상급 부대의 사실확인을 위한 감찰에 대비해 병사들에게 대청소까지 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자신을 해당 부대 병사라고 소개한 한 제보자에 따르면 이번 논란이 일자 부대 간부는 이런 거 제보하면 너희만 힘들어진다”, “감찰이 나오면 너희가 대비해야 하는데 왜 피곤한 일을 만드냐는 등의 질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따라 처음 부실 급식 사진을 찍어 올린 병사는 보안 관련 규정 미준수로 징계를 받았으며 장병들은 감찰에 대비한 취사장 청소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인권 없는 방역 조치, 훈련소 입소하자 열흘간 샤워 금지

 

부실 급식 논란이 일어난 같은 날 26일에는 훈련병들의 인권 문제가 터졌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훈련소가 코로나 대응을 위한 예방적 격리조치를 명목으로 훈련병들에게 3일간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배변을 통제했으며, 열흘 가까이 샤워 역시 금지했다. 효율성만을 기한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해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라인을 필두로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서는 마스크를 24시간 착용하고 있어 불편이 심각하다며 아들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부모님들의 제보도 이어졌다.

 

군 인권 센터는 감염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배변까지 통제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비과학적 방역 조치로 위생과 청결의 수준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누리꾼들은 다시 한번 분노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개선을 검토할 것을 약속했으나 누리꾼들은 잇따른 논란에 군을 신뢰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론장으로서의 인터넷 공간, 사회적 관심을 통한 문제 개선 기대

 

잇따른 인권 논란으로 인해 처절한 군 인권의 실태가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문제는 지속된 논의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지 못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군 운영에 따르는 행정적·현실적 제약이 존재하는 만큼, 즉각적인 권리 구제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군 간부의 부적절한 발언이나 구색을 갖추기에 지나지 않는 감찰 등 아쉬운 대처가 이어지면서 군 인권 담론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다만, 인터넷 공간이 공론장으로서 기능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소통창구를 통해 문제들이 공론화되고 있어, 군 내부의 심각한 문제와 대처가 일회적 보도로 끝나지 않고 범국민적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안심하기에는 이르지만, 육군 측은 해당 부대의 배식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개선책 마련을 약속하였다. 장병들 스스로 권리를 요구하였고,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어 책임자들의 사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언제나 필요한 것은 사회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물리적 한계를 넘어 다양한 문제의식과 담론을 형성함으로써,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담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숙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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