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기자단 3기 김세하
2021년 2월 25일, 네이버에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했다. 네이버는 2월 4일 네이버 다이어리에서 “급상승 검색어는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2월 2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는 2005년 5월에 시작되었던 것으로 일정 시간 동안 급상승한 검색어 순위를 나타내주며 대중의 삶에 녹아들어가 있었다. 사람들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이슈가 되는 사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관련 기사를 클릭하여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전 국민의 관심사를 한눈에 보여주며 대중이 사회 이슈에 대해 쉽게 관심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고 특정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에 기여했다. 작년 2월, 국내 코로나 확산에 대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었던 것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였다. 순위권 검색어에 코로나 추가 확진에 대한 말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이 사실에 관심 갖게 되었다. 작년 3월, SNS를 통해 알려진 N번방 사건을 공론화시키는 데에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SNS를 하지 않거나 뉴스를 보지 않는 사람들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범죄 행위에 대한 공론화 역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실시간 검색어가 폐지되기 며칠 전부터 인기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가득 채웠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지난 16년 간 우리 사회 전반의 이슈를 전하는 소식창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역기능 또한 존재했다. 사람들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나타난 일들을 의심 없이 믿으면서 검색어 조작을 통한 선동이 쉬워진 것이다. 때문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한 정치적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9년 8월 27일 “조국 사퇴하세요”라는 검색어가 빠른 속도로 순위권에 오르자 뒤이어 조국(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국 힘내세요”라는 검색어를 올렸다. 이 검색어 대결은 이틀 간 지속되었으며 이로 인해 검색어 조작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엄청난 광고 효과를 가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기도 하였다. 특정 제품, 브랜드명이 갑자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는 것에 대해 광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많아졌고,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신뢰성이 떨어졌다. 사람들이 주체적인 검색을 할 수 없게 된 것도 문제였다. 어떠한 정보를 얻기 위해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있는 화제에 빠져 원래 하려고 했던 검색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또한 직접 뉴스를 보거나 검색하지 않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대중의 관심사만 찾아보게 되는 것도 문제였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분명했던 만큼 폐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사람들이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될 것, 사건의 공론화가 어려워질 것, 더욱 주체적인 검색을 할 수 있게 될 것 등 여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SNS의 역할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대체재를 찾는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SNS의 정보 전달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튜브 채널 중 사회 이슈를 전해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며 이미 이러한 영상의 댓글에는 “실시간 검색어가 없어지자 이 채널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간다”라는 의견이 다수이다. 이 흐름을 이용해 SNS가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폐지에 대한 앞으로의 흐름을 통해 사람들은 검색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어떠한 방향을 지향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기능 폐지 전 네이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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