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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거를 잊어주세요... 온라인에서의‘잊힐 권리’

악플혐오 VS 선플

by 코끼리코라우 2021. 5. 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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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거를 잊어주세요... 온라인에서의잊힐 권리

 

대학생 선플기자단 손준범

 

코로나 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지난 해 2월부터 방영당국은 코로나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공개해오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한 확진자가 가게에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고 3개월이 지나 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의 이름과 위치가 여전히 온라인 상에 존재해 점주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 지난 12A씨는 가족 중 한 명이 직장 동료에게 감염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2주간 자가격리를 한 뒤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족에 대한 정보가 계속 공개되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포함한 개인정보가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는데 확진자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서 이른바 코로나 낙인피해자들이 생겨나자 용인시는 지난 해부터 확진자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남지 않도록 전담팀을 가동하고 있다.

 

또 얼마 전 연예인 B씨의 친형이 자신과 B씨의 갈등 의혹을 덮기 위해 B씨의 사생활을 폭로하며 논란을 일으킨 데에 이어서 최근 그룹 내 집단 괴롭힘 피해 의혹이 있는 아이돌 출신 연예인 C양은 그룹 왕따 의혹을 부인하기 위해 데뷔 전 C양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폭로한 전 소속사 직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터넷이 등장하고 대중화되며 연예인을 비롯한 개인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이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는데 이는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에 반대된 개념으로 잊힐 권리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잊힐 권리의 등장 배경

잊힐 권리란 타인으로부터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을 받은 개인이 타인에게 해당 정보와 관련된 글, 사진, 동영상 등을 삭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하지만 그 뜻이 명료하지 않아서 오랫동안 법적 실효성이 존재하지 않았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SNS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나 내용이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게재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개인정보 피해를 막을 권리 도입의 필요성이 거론되었고 옥스퍼드 대학교 빅토르 마이어 쇤베르거 교수가 그의 저서에서 인터넷상의 모든 정보에 만료일을 입력해 자동 폐기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잊힐 권리가 주목받게 되었다.

2012125일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EU 개인정보 보호 일반 규정(GDPR)’을 발표하며 GDPR 17조에 잊힐 권리를 처음으로 규정하였다.

2년 후인 2014513일에 유럽 재판소는 2010년에 스페인의 변호사였던 마리오 코스테하 곤잘레스가 소송한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빚 문제와 재산 매각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정보 삭제를 요구했는데 구글에 정보를 삭제하라고 판결하였고 이 이후로 잊힐 권리가 법적인 개념으로 구체화되었다.

 

한국에서의 양상

현재 한국에서는 여러 사람 또는 불특정인이 알 수 있게 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킬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또 최근에는디지털 세탁소와 더불어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고인과 관련된 자료들을 지워주는, 이른바 디지털 장례식을 시행하는 디지털 장의사는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개인 정보를 직접 지워주는 직업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2013년에는 한국의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개인이 설정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시물이 자동으로 삭제되는 디지털 소멸 시스템을 제안하였으나 신문 기사 및 게시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20166월부터는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어 본인의 게시물임을 입증할 수 있으면 게시판 관리자에게 접근 제한이나 삭제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잊힐 권리의 양면성

잊힐 권리는 사생활 침해로 인해 피해를 본 개인의 권리를 보호해주기 위해 시행되었으나 사전 검열로 오용되어 대중들의 알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범죄자나 공인이 신분 세탁을 목적을 잊힐 권리를 악용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한국은 성범죄자 알림이(e)’ 사이트를 통해 성범죄자 생년월일과 거주지 등의 기본적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 잊힐 권리를 존중해 이들의 기록을 삭제한다면 대중들이 그들의 알 권리를 침해받을 수 있다.

또 얼마 전에는 한 유튜버가 거짓 이력으로 활동하는 한 학원 강사를 고발하는 영상을 만들었는데 프라이버시 침해로 해당 영상이 신고당해 삭제된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지나치게 잊힐 권리를 존중하고 그에 반하는 알 권리를 무시한다면 앞으로 여론 통제가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511월에 진행된 정보삭제 권리의 올바른 인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로레나 야우메-팔라시 박사는 사적인 영역도 시간이 지나면 공적인 영역으로 변할 수 있는 만큼, 잊힐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사적 영역의 개념도 모호하다며 잊힐 권리가 우리 사회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대두되고 있다고 주장하였었다. 또 황창근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이미 우리 사회에 개인정보 및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 체계가 갖춰줘 있기에 잊힐 권리는 도입될 필요성이 거의 없다라고 말하며 잊힐 권리의 법제화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서 개인과 국가가 해야 할 노력들

지난 2014년에는 한 카페 운영자가 2006년부터 어린이집 카페에 올라온 어린이들의 사진들을 무단 스크랩한 뒤 아이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데 사진을 악용해 큰 충격을 주었었고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매뉴얼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잊힐 권리의 법제화 필요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는 오늘날, 개인정보 및 사생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SNS에 가벼운 마음으로 올린 사진도 누군가가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온라인 환경에 자신의 정보와 일상생활을 지나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개인 스스로가 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유출 및 침해 사고에 대해 늘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개인정보 및 사생활 노출로 인한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잊힐 권리는 그 취지와 내용면에서는 좋지만 그로 인하여 언론 통제, 알 권리 침해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사회 속에서 알 권리의 범위와 잊힐 권리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할지에 대해서 신속히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개인, 국가 모두가 안전한 사이버 공간 마련을 위해 끊임없이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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