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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이들은 왜 구라청이라고 불리는가

자연과학

by 코끼리코라우 2021. 8. 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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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이들은 왜 구라청이라고 불리는가

 

대학생 선플기자단 김수민

 

우리나라의 기상 역사와 기상 과학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에 들어 인공위성의 등장과 슈퍼컴퓨터의 도입으로 급속하게 발전을 이뤘다. 급속도로 성장해 정확도는 매년 향상하고 있으며 이제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까지 보유해 기상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주게 됐다. 하지만 기상청에서 일기 예보의 정확도가 90%가 넘는다고 발표하는 데에 반해 기상청의 가상 정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매년 하락하며 현재는 6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상청 일기 예보는 왜 틀리는걸까?  

 

기상청은 하나에 몇백억을 하는 슈퍼컴퓨터 4대를 가동 시키며, 매년 수천억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수량과 기온 전망이 자주 빗나가 질타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슈퍼컴퓨터로 게임을 한다는 오해를 산다. 매번 욕을 먹음에도 불구하고 기상청은 왜 예측을 자주 틀리는 것일까?

 

우선 대한민국은 산이 많고 지형이 매우 복잡한 국가라서 정밀한 일기예보가 힘들다. 또한, 위쪽으로는 대륙이 맞닿아 있으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반영할 수 있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해 예측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도입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듯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요소들로 인해 예측하기가 어려운데 요즘은 기후 변화로 인해 날씨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4월 기상청의 발표에 의하면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과거 29년간 연평균 대비 1.6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지구 표면 온도가 0.85도 상승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온도 상승 속도가 위험한 수준으로 빠르다. 그렇다 보니 변수가 많아졌고 온도와 기압이 날씨에 영향을 미처 예상치 못한 폭염과 기습 폭우, 극심한 가뭄 등 기상학적 문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날씨는 안전을 위협하고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기상 예측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구라청’·’오보청’ 악플 쏟아지는 기상청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기상 예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틀리는 이유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로지 결과에만 집중한다. 구글이나 유튜브에 ‘기상청’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바로 뜨는 관련 기사와 영상 제목에는 ‘구라청’과 ‘오보청’이라는 단어가 항상 들어간다. 특히 매년 여름이 되면 장마와 폭염 예보를 틀려 ‘구라청’ 또는 ‘오보청’이 들어간 기사 제목이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온다. 또한, 날씨 관련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99%가 악플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으며 항상 빠지지 않는 단어가 ‘구라청’과 ‘오보청’이다. 하지만 이는 과연 올바른 표현일까? 실제로 진행된 기상청 직원들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속상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기상청에서 근무하는 박정민 예보관이 유퀴즈에 출연해 “개인적으로도 조금 싫어하는 말이고 조금 잘못된 단어”라며 직접 ‘오보청’, ‘구라청’이라는 단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악플을 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상청에 항의 전화를 거는 경우가 다반사다. 원색적인 비난과 욕설을 몇 시간씩 듣고 나면 직원들은 대인기피증과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정작 욕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선다.

 

기상청 vs. 케이웨더

 

기상청이 대기를 관측하고 예보하며, 기상과 기후 정보를 생산하고 연구하는 중앙행정기관이라면 케이웨더는 민간 기상전문업체다. 케이웨더는 국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과감하게 과학적 기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기상청 예보는 국가기관에서 발표하기 때문에 파장이 더욱 클 수 밖에 없어 확률이 높은 쪽에 무게를 두며 재해 예방 측면에서 과하게 예보하는 등 보수적인 판단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기상 망명족의 등장 : ‘노르웨이 기상청’ ‘아큐웨더’ 찾는다

기상 망명족은 국내 기상청의 일기 예보가 아닌 해외 예보를 찾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계속되는 오보에 국내 기상청의 일기 예보를 신뢰하지 못하는 게 그 이유다. 작년 8월 15일 날씨 예보를 놓고 기상청과 해외 기상 앱들의 예상이 갈렸다. 정확히 들어맞진 않았지만, 해외 앱, 특히 노르웨이 예보 앱인 와이알(YR)의 예상치가 실제와 가장 가까웠다. 해당 사실이 이슈화된 이후로 국민들은 기사에 각종 악플을 달았으며 노르웨이 기상청 사이트에 들어가 날씨를 확인하거나 미국 기상청 기반의 아큐웨더를 찾는 기상 망명족이 많아졌다.

 

해외 기상청과 앱은 외국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어서 단순히 컴퓨터가 계산한 예측 자료를 토대로 예보한다. 하지만 국내 기상청은 컴퓨터의 예측 자료에 예보관이 분석을 더 해 날씨를 예보한다. 또한, 해외는 24시간 예보를 하는 데 반해 한국은 3시간 단위로 예보를 하므로 매번 예보를 확인하지 않는 사람들은 24시간 내내 비 표시를 해두는 해외 일기 예보를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엄밀히 따진다면 전체적인 정확도는 국내 기상청이 더 높다. 하지만, 가끔 예외는 발생하고 해외에서 국내의 날씨를 한두 번 더욱 정확하게 맞춘다면 당연히 더 큰 이슈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해외 기상청과 앱이 더 정확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날씨 확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미 기상청이 내놓는 예보 말고 케이웨더나 해외 앱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여러 기관의 예보를 두루 활용해 비교하는 것도 방법이며 개인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되는 예보 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 어떠한 경로를 이용하든 예측이 항상 정확할 수 없다는 인식은 지니고 있어야 한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올바르게 대응하는 방법

 

누구나 예기치 못한 비로 인해 머리를 손이나 가방으로 가린 채 뛰거나, 이미 집에 많이 있는 우산을 불필요하게 구입하거나, 우산을 들고 나갔지만 한 번도 피지 않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기상청을 믿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의 선례를 보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상청을 욕하고 헐뜯을 권리는 없다. 자연 현상을 100% 예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늘이 주관하는 일이다 보니, 인간의 지혜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예보는 말 그대로 가능성을 일러 주는 일이다. 비나 눈이 올 확률이 10%만 된다고 해도 우산을 챙기고, 장마철에는 항상 우산을 소지하고, 폭염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 변덕스러운 날씨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예보가 틀린 날은 있을 수 있다. 99가지의 장점보다 1가지의 단점이 더욱 부각되는 것처럼 기상청도 같은 입장에 서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상청도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막대한 재산과 국민들의 안전이 걸린 만큼,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이 기상관측용 로봇 및 기상예측용 AI를 개발한 것처럼, 한국 또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이상 기후에 대응하는 기상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며 예보 적중률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각종 데이터와 슈퍼컴퓨터의 자료, 예측 모델을 해석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예보관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 측에서는 예보관의 순환 보직, 12시간 이상의 근무 시간 등 어려운 근무환경을 개선해 이들의 평균 근무 기간을 늘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날씨로 인해 많은 것들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정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기에 올바른 비판을 토대로 기상청이 빠르게 발전하기를 바라야지 무조건적으로 비난을 하고 악플을 다는 것은 옳지 않다. 기상청은 국민들의 신뢰도가 100%가 될 때까지 노력해야 하며, 국민들은 기상청의 정확도가 100%가 될 때까지 건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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