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플기자단 3기 김효지
서울 동작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다 숨진 50대 분식집 점주는 지난 5월 한 손님으로부터 “새우튀김 3개 중 하나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배달받은 지 하루가 지난 음식의 환불을 요구받았다. 점주가 ”전액 환불은 어렵고 1개 금액만 돌려주겠다.“라고 하자 손님은 쿠팡이츠 앱에 '별점 하나'와 악성 리뷰를 남긴 뒤 여러 차례 매장으로 항의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구하며 고성을 질렀다. 점주는 고객의 지속적인 막무가내 민원으로 인해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통화하던 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지난 5월 말에 숨졌다. 이 사건 이후 시민단체와 이익단체 등은 “배달 앱 측이 허위·악성 리뷰나 ‘별점 테러’로 매출에 큰 타격을 주는 블랙컨슈머로부터 점주를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뷰를 빌미삼아 황당한 요청을 하는 소비자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밥집을 운영 중인 게시글 작성자는 "배달 요청사항이 들어왔다."며 배민 주문서를 함께 올렸다. 이 주문서에 쓰여진 소비자의 요청사항에는 "너무 배고파요 연어 초밥 4P만 더 부탁해요!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 약속해요. 별 다섯 리뷰."라고 적혀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요청을 들어줄 수 없었던 작성자는 이 주문을 취소하였다. 그러자 이 손님은 가게에 항의 전화를 하여 주문이 취소된 이유를 물었다. 작성자는 "재료가 소진되어서 그렇다"며 좋게 이야기했으나, 손님은 "요청사항 들어주기가 싫어서 주문을 취소한 게 아니냐"며 "그렇게 사장 마음대로 취소하냐. 요즘 장사하기 쉬우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작성자는 "불경기에 마음이 씁쓸하다"면서 "4만원 벌자고 이런 요청사항까지 모두 수긍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멘탈이 바스러지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배고프면 1인분을 추가해서 먹어야지 이게 뭐냐" "주기 싫어 취소한 거 알면서 왜 전화해서 물어보냐"며 '뻔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뷰를 잘 주겠다.’면서 황당한 요청을 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충남 천안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자신이 받은 '배달 요청사항'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 가게 손님은 "사정이 있어 급여를 받은 뒤 배달비를 포함해 계좌이체를 시키겠다"면서 "배달해주면 리뷰에 참여하겠다"고 '배달 요청서'에 남겼다. 글을 남긴 점주는 "말로만 듣던 '배민 거지'가 우리 가게에도 올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네티즌들은 "돈 없으면 안 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안 하냐"며 황당한 '배달 요청'을 비판했다.
블랙컨슈머에 모자라 배달앱 수수료까지···두 번 죽는 점주들
배달업계는 지난해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그 이전과 비교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블랙 컨슈머들의 악성리뷰 등의 문제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 형제들은 “리뷰 권한은 소비자에게 있기 때문에 함부로 삭제하지 못한다. 악성 리뷰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소비자에게 직접 전화해서 의견을 물은 뒤 허락 하에 삭제하거나, 만약 거부하면 30일 동안 블라인드 처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1위 ‘배달의 민족’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쿠팡이츠’는 광고와 수수료 정책에서 대부분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결제 수수료 3%, 배달주문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는 같고 중개이용료만 배달의 민족 12%, 쿠팡이츠 15%’로 차이가 있다.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도 기본 배달요금은 6000원이지만 출시 이후 프로모션을 지속하며 배달비 5000원을 유지 중이다. 또, 배달의 민족의 경우는 '울트라콜'로 일명 '깃발'을 꽂기 위해 매달 8만8000원을 내야한다.
결론적으로 심화되는 경쟁 속에 자영업자들은 블랙컨슈머와 배달 수수료에 두 번 죽고 있는 셈이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에서는 “15000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으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3500원 정도다. 하루에 30~50건을 팔아야 마진이 건당 5000원 나온다”고 토로했다. 점주들이 리뷰와 별점에 꼼짝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허위리뷰 쓰면 실형’···또 다른 문제인 악성리뷰의 해결책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타 음식점으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리뷰를 작성한 A씨에 대해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라고 25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8년부터 리뷰를 조작한 업자들을 추적해 경찰에 고소했다. 리뷰 조작이란 실제 이용하지도 않은 음식점을 마치 실제 이용한 것처럼 가장해 음식점에 유리한 내용의 허위 후기와 평점을 작성하는 것을 뜻한다.
법원이 허위리뷰의 작성 업자에게 실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내린 것에 대해 업계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허위 후기를 작성해 정식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기가 음식점 영업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면서 재판부도 리뷰를 조작하는 행위가 부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다. 바로 ‘별점 테러’ 또는 ‘악성 리뷰’다. 이는 음식점 이용 후 악의적으로 음식점에 별점 5점 만점 중 1점만 주는 등의 행위로, 일부 고객들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별점 테러를 빌미로 삼아 ‘갑질’을 하면서 문제가 됐다. 별점 테러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한 점주는 “경찰서도 다녀왔는데 직접 증거 모아 영업방해로 고소장을 내라고 한다.”며 “너무 답답한데,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린다.”라고 커뮤니티에 호소하기도 하였다.
배달앱의 꾸준한 성장세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리뷰와 별점에 대해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는 음식업체들의 경쟁을 부추겨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악의적인 리뷰를 하거나 별점을 테러하는 소비자들은 자영업자들에게 목숨을 잃게 할 정도의 큰 스트레스를 안긴다.
배달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점주들을 보호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효과적이고 신뢰 있는 리뷰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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