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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혁신 플랫폼, 노동환경에는 사각지대

악플혐오 VS 선플

by 코끼리코라우 2021. 7.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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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혁신 플랫폼, 노동환경에는 사각지대


대학생 선플기자단 정혜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현대사회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의 예측력과 온라인 배송의 편리성에 더욱 익숙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에 큰 편의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 노동’이라는 오늘날의 새로운 노동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플랫폼 노동이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 어플리케이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근로 형태를 의미한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 되면서 널리 확산된 노동 형태로, 고객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의 플랫폼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노동 제공자가 이 정보를 확인한 후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 플랫폼에 소속되어 노동을 하는 구조이다. 


플랫폼 노동자, 그 실상은?

플랫폼 노동자는 사용자에게 종속되거나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초기 플랫폼 노동은 각자의 플랫폼 안에서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노동을 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유연한 자율 시스템이 되어 자유 노동의 질서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과 제도의 보호 등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 또한 플랫폼 중개자는 이들을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물적자원 또는 소비재로 여기기 시작했고, 자사에 등록된 노동자들의 세부적인 노동 형태까지 치밀하게 데이터화 하여 고용 평가 항목화에 사용하면서 윤리적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하였다. 결국 플랫폼 노동시장은 개개인 모두가 독립사업자라는 명목 하에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 불안정하게 일거리를 찾고, 건당 서비스로 보수를 지급받는 형태의 노동자 착취 시장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쿠팡 화재사고와 노동환경의 상관관계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택배기사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처우 관련 이슈도 함께 떠오르고 있다. 지난 달 17일, 쿠팡 플렉스와 쿠팡 이츠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던 쿠팡의 덕평 물류센터에서 큰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는 데만 5일이 넘게 (약 132시간) 소요되었다고 알려진다. 단순사고라고 보기에는 이번 사고를 통해 기존 쿠팡의 내부적 문제들이 함께 드러나 쿠팡은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1년 동안 쿠팡의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중 9명이 과로사로 사망했다. 이에 쿠팡은 ‘빠른 배송’을 내세우기 위해 물류센터 근무자들에게 과도한 업무량과 업무시간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쿠팡 측은 과로사와 같은 노동 실태를 비판한 기사를 지워달라고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하며 계속해서 과로사를 포함하는 노동자 이슈를 회피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의 화재사고를 통해 쿠팡의 노동환경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쿠팡은 물류센터에 물건을 더 많이 쌓기 위해 한 층의 가운데에 1.5층, 2.5층 등의 또 다른 층을 만드는 등 물류센터를 상품만을 위한 창고로 제작했다. 컨베이어 벨트와 같이 물류를 옮기기 위한 장치들이 많은 구조 때문에 노동자들이 넘어지거나 물건이 떨어지는 일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평소에도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많았던 탓에, 사고 당일 경보기가 울렸음에도 관리자들이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고 8분이 지나서야 작동했다. 안전사고의 우려 때문에 물류센터에는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지침이 있음에도 비상전화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아, 물류센터 내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관리자와 노동자들 간의 소통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처럼 화재사고의 원인이 안전관리 소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쿠팡은 노동/인권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소비자들의 쿠팡 탈퇴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은 쿠팡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이야기하며 쿠팡을 계속 사용하기에는 노동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탈퇴운동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결과 6월 넷째 주(21일~27일) 쿠팡과 쿠팡이츠 앱 사용량은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쿠팡 앱의 주간 총 사용시간은 1194만 7970시간으로, 총 사용시간이 1200만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해 11월 이후 처음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화재 사고가 벌어지기 전인 6월 둘째 주(7일~13일)와 비교하면 150만 시간 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플랫폼 노동환경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필요성

최근 택배기사 파업사건과 더불어 노동자 관련 이슈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고용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망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리운전, 퀵서비스, 셔틀버스 기사, 배달기사, 택배 노동자, 학습지 교사 등 모든 플랫폼 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동 노동자 쉼터가 마련되고,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또는 우대금리 등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담론이 이어지는 등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과도한 업무 및 노동환경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많은 소비자들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방안 마련을 기대해볼 수 있다. 플랫폼 노동환경에 대한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가 플랫폼 사업자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더 나은 노동환경 조성에 힘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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