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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향한 부당대우, 말로만 ‘덕분에’ 되어서는 안돼

자연과학

by 코끼리코라우 2021. 6. 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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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향한 부당대우, 말로만 ‘덕분에’ 되어서는 안돼

대학생 선플기자단 이주훈

英 총리 돌본 간호사 돌연 사표 던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6)는 작년 3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요국 정상 가운데 첫 감염자였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3월 27일에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하던 중, 증상이 심해져 지난 4월 5일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사흘간 집중 치료를 받고 9일 퇴원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지 14일 만이었다.

존슨 총리는 퇴원한 후, 두 명의 간호사를 언급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어떻게 이 빚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의료진 전체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고, “상황이 두 가지 길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도 갈 수 있었던 48시간 동안 병상 곁을 지켜준 두 간호사분을 특별히 언급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를 간호했던 두 간호사는 뉴질랜드 국적의 제니 맥기(36)와 포트루갈 출신의 루이스 피타르마(30)였다. 존슨 총리는 작년 7월, 국민보건서비스(NHS) 7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맥기를 관저에 초청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국 총리가 간호사를 직접 호명하며 감사를 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두 간호사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5월 18일, 제니 맥기 간호사는 NHS에 돌연 사표를 던졌다.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니는 “우리가 받아야 할 존중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냥 지겹다. 그래서 사표를 냈다.” 고 영국 언론을 통해 사표의 이유를 전했다. 언론은 최근 영국 정부가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진들의 임금을 1%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추측했다. 

코로나 19 최일선의 의료진은 정부의 인상안에 대해 격렬히 반발했다. 제니는 “우리는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면서 엄청나게 열심히 일해왔는데, 왜 우리가 영웅이냐는 말이 많다... 내가 NHS에 얼마나 더 희생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며 그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또한“간호사 경력에서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낸 뒤 NHS에서 한 걸음 물러나지만,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 임금인상안’에 대한 반발은 일선 의료진들뿐 아니라 영국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팻 컬런 영국 왕립간호대(RCN) 사무총장 대행은 “코로나 19로 간호사들이 많이 지쳤다....1% 임금 인상안은 모욕이다. 정부가 목숨을 걸고 일하는 간호사들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실제 RCN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퇴사를 고려하는 간호사 비율은 코로나가 발병했던 19년(27%)에 비해 2020년에 9% 상승한 36%까지 급증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급여 문제(61%)를 꼽았다. 

우리나라 또한 의료진 향한 부당대우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해...

의료진에 대한 부당대우 문제는 비단 해외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부당대우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는 작년 5월. 보도자료를 통해 “덕분에라는 감성 구호 뒤에 차별과 희생을 요구받아왔다. 코로나 ‘전사’라는 이유로 입을 다물어야 하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의료진에 대한 처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5일, 정부가 코로나 19 파견 의료진에 대한 임금 18억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지난 2월, 185억원 체불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 임금체불이다. 지난 2월에도 정부는 “신속히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3개월만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인건비를 지급하겠다.”며 “중대본회의와 업무 연락 등을 통해 인건비 지급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나, 일부 지자체에서 내부의 행정적인 문제로 지급이 지연되었다.”고 해명했다. “향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의료진에 대한 예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말로만 ‘덕분에’?, 실질적인 보상과 배려 필요

‘덕분에’ 챌린지는 코로나19가 발병한 후, 의료진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이다. 여러 정치권 인사들과 유명인들이 연이어 챌린지에 참여하며 유명해졌다. 의료진의 노고에 깊이 공감하며 많은 국민들 역시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하지만 ‘덕분에’ 챌린지는 의료진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될 수는 없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감사 의사의 표현일 뿐이다. 말로만 ‘덕분에’ 할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의료진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과 배려가 필요하다.

열심히 일한 사람에 대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코로나 19와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특별한 대책이나 방안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원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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